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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장벽의 핵심 ‘라멜라 구조’ 화장품으로 복구 가능할까?

피부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 정말 많이 받아요. 요즘 뭐를 발라도 흡수가 잘 안 되는 느낌이 든다거나, 예전보다 피부가 계속 예민해진 것 같다는 고민들, 화장품을 바꿔도 딱히 효과를 모르겠다는 말들이요. 이런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피부 타입이 아니라 피부 장벽 상태입니다.  그리고 현재 장벽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한 번쯤 나오는 개념이 있는데, 그게 바로 라멜라 구조예요.

라멜라 구조란? 

라멜라 구조라는 말이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데, 사실 이건 피부 장벽을 설명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민감피부, 홍조, 흡수 안 되는 피부 고민이 많을 때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기도 하고요.

피부 장벽은 각질층에서 만들어지는데, 각질층은 단순히 죽은 세포들이 쌓여 있는 층이 아니라 생각보다 굉장히 정교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각질세포 사이에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같은 지질 성분들이 일정한 규칙으로 층층이 정렬되어져 있고, 이 지질 이중층 정렬 구조를 바로 라멜라 구조라고 부릅니다.

이 라멜라 구조가 잘 유지되면 수분이 쉽게 날아가지 않고, 외부 자극이 바로 안 들어오고, 피부 상태도 전체적으로 안정되게 유지돼요. 그래서 라멜라는 피부 장벽의 형태이자 설계도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장벽이 무너졌다 = 라멜라 구조가 깨졌다 

보통 “장벽이 무너졌다”라고 표현할 때, 많은 분들이 세라마이드가 부족하다거나 수분이 없으니 채워야한다! 발라야한다! 이정도 설명만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런데 실제로는 단순히 발라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습니다.

정상적인 피부에서는 각질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지질 성분들이 일정한 규칙으로 정렬돼 있어서, 피부 표면에 일종의 보호막처럼 작용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피부 속 수분은 쉽게 빠져나가지 않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도 어느 정도 걸러지게 돼요.

그런데 장벽이 무너졌다는 건, 이 지질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라멜라 구조가 깨진 상태를 말합니다. 구조가 무너지면 각질세포 사이에 빈 틈이 생기고, 그 틈을 통해 수분은 쉽게 증발하고, 외부 자극은 그대로 피부 안쪽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이 상태의 피부는 겉보기에는 그냥 건조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보습제를 발라도 금방 다시 당기고,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쉽게 생겨요. 평소에는 괜찮던 화장품도 갑자기 자극적으로 느껴지거나, 뭔가 계속 피부가 예민해진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벽 손상 피부는 단순히 “수분이 부족한 피부”라기보다는, 외부 자극을 걸러주는 구조 자체가 망가져서, 피부가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상태에 더 가깝다고 보시는 게 맞답니다. 이걸 이해하고 피부를 상상하면서 관리해보세요. 지금 이렇게 구조적으로 망가졌을 때 뭐가 필요할까- 를 고민하면서 관리하면 실제로 내가 지금 상태에서 어떤 걸 바르는게 더 좋겠다! 하는 감이 잡히기 시작한답니다.

그리고 상담하다 보면 이런 질문 역시 정말 많이 받는데요.

세라마이드 크림 바르면 장벽 복구되나요?
라멜라 제형 쓰면 장벽 다시 만들어지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화장품은 라멜라 구조를 직접 만들어준다기보다는, 라멜라가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에 더 가까워요. 피부 장벽 구조 자체는 결국 피부 세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화장품이 각질층 구조를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화장품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화장품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생각보다 꽤 중요합니다. 먼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같은 성분들은 피부가 장벽을 만들 때 실제로 사용하는 재료예요. 이런 성분들을 외부에서 공급해주면 피부 입장에서는 장벽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충분히 있는 상태가 되는 거죠.

또 하나는 라멜라 구조가 유지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이에요. 염증이 심하거나 각질이 과도하게 벗겨져 있거나 피부 pH가 깨져 있으면 아무리 좋은 성분을 발라도 라멜라 구조는 잘 만들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진정, 보습 유지, 자극 차단 같은 기본 환경이 먼저 깔려야 그 위에서 장벽 구조도 다시 안정됩니다. 여기에 EGF나 FGF 같은 성장인자, 혹은 저자극 레티노이드 계열처럼 피부 세포가 정상 구조로 돌아가려는 신호를 도와주는 성분들이 더해지면, 피부가 스스로 구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 장벽 약해졌을 때 EGF 써야하는 이유 
📚 장벽 약해졌을 때 피부에 필요한 것 

정리해 보면, 화장품이 하는 일은 장벽을 대신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피부가 장벽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세팅해주는 쪽에 가깝다고 보시면 돼요. 실제로 피부를 보면, “이분 장벽이 많이 무너졌구나” 하고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어요. 제품은 많이 바르는데 효과를 못 느끼고, 뭐만 발라도 따끔거리고, 홍조가 쉽게 생기고, 트러블보다는 자극 반응이 더 많고, 각질 제거를 자주 해도 피부결이 좋아지지 않는 타입들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세라마이드가 부족하다기보다는,
라멜라 구조 자체가 흐트러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고기능 앰플을 더 바르기보다는, 오히려 성분 단순한 제품으로 자극을 줄이고, 각질은 건드리지 않고, 진정과 보습부터 먼저 해주는 게 훨씬 중요해요. 피부가 먼저 안정돼야 비로소 구조를 다시 만들 준비를 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장벽이 무너졌다고 해서 세라마이드, 라멜라, pH, 복구 크림 같은 걸 이것저것 다 사서 레이어링 엄청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피부가 더 답답해지고, 계속 겉돌고, 트러블 생기고, 더 예민해지는 경우도 정말 많답니다. 라멜라는 성분 조합의 문제가 아니라 피부 상태의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라멜라 구조는 피부가 안정됐을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거지, 성분을 억지로 밀어 넣어서 만들어지는 구조는 아니랍니다.

그래서 화장품으로 라멜라 구조를 복구할 수 있냐고 다시 물으신다면.
화장품은 라멜라 구조를 직접 만들어주지는 못하지만, 라멜라가 다시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환경이 만들어지면 피부는 생각보다 훨씬 잘 돌아와요. 좋은 화장품의 역할은 피부를 대신 일해주는 게 아니라, 피부가 자기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라멜라 구조도 결국 피부가 스스로 회복했을 때 나타나는, 건강한 피부 상태의 결과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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